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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우리에게 금기어나 다름없는 빨치산. 해방 전후 혁명의 길로 나선 사람들. 좌절된 혁명과 고난의 삶을 자본주의에 온전히 맡긴 채 살아온 인생! 유쾌하다. 진부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고 산뜻하다. 꼭 “남쪽으로 튀어” 같은 소설을 읽는 것 같다. 이데올로기. 빨치산. 현실. 구례. 죽음. 민중. 가족. 복잡한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재미나다. 현실주의자, 사회주의자, 빨치산 출신의 아버지 장례(죽음), 이에 얽힌 여러 가족, 동지, 구례사람들 이야기다. 실패한 혁명에 대해 구차하게 변명하기 보다는 자본주의 현실에서 버티며 사는 삶. 어찌되었던 민중과 더불어 함께든 아니든 살아야 하니까. 빨치산 아버지, 빨치산 엄마, 빨치산 딸! 사상과 신념을 버리지 않고 가슴속 깊숙히 간직한 채 살아야만 하는 삶. 1950..
태백산맥. 말이 필요없는 소설. 한국전쟁 당시의 좌우 대립에 관한 글이지만 실은 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피눈물로 써낸 것 같다. 등장인물로는 염상진-상구 형제, 벌교댁, 하대치, 김범우, 정하섭, 소화 등등. 구수한 전라도 말이 매우 인상적이고 지식인, 인텔리들의 생각, 여러 무산자 계급의 삶, 생활 곳곳에서의 갈등을 엿 볼수 있다. 존재와 의식, 이념이 곧 밥이고 그로 인해 매개된 관계는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가 된다. 생각이념이 뭣이길래? 서로에게 총질하고 뺏고 빼앗는지. 주의의 대립은 모든 이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하고 그 힘에 이끌려 고난의 삶을 살기도 한다. 달라진 것, 그러나 하나도 변하지 않은 현실. 그냥 좌우대립으로 치부하기엔 우리의 역사가 너무 무겁다. 태백산맥이 우리 문학사에 끼친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