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술 (3)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이렇게 추운 겨울이라야 과메기가 제 맛이 난다. 과메기는 포항 일원, 그 중에서 구룡포산로 제일로 쳐준다. 15~20cm 되는 꽁치나 청어를 겨울 바다바람에 얼렸다 녹혔다 반복하면 말랑말랑한 과메기가 된다. 지금은 과메기 덕장(공장)에서 생산되지만 옛날은 집집마다 이런 과메기 만드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진풍경을 연출했다. 과메기는 손질을 잘 해야한다. 신문지를 바닥에 넉넉히 깔고 과메기의 머리부터 떼어낸다. 이때 가위가 필수품이다. 그리고 꼬리까지 반을 가르고 양쪽의 껍질을 벗겨낸다.(물론 껍질을 벗겨내면서 자연스럽게 반을 나누기도 한다) 이걸 신문지 위에 놓으면 과메기의 기름끼가 쫙 빠진다. 좀 물컹물컹한 과메기는 신문지 위에 2-3시간 가량 두고 먹어도 좋다. 물기가 있는 걸 좋아하는 현지 ..
권여선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 봄밤, 삼인행, 이모, 카메라, 역광, 실내화 한켤레, 층. 총 7개의 단편이 실려있네요. 보통 단편의 제목이 소설집 표지에 등재되는 게 일반인데 이 소설집엔 '안녕 주정뱅이'는 없습니다. 찾다가 없음을 알았을때 당혹감이랄까? 이혼한 남녀, 알코올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그리고 요양원, 죽음, 치매, 돌봄 등 지극히 일상적 소재들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서로의 상처를 아는만큼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영경과 수환. 영경은 수환이가 살아있는 동안은 정신줄을 놓치 않으나, 수환이 죽은 후는 비로소 정신줄을 놓는다. 한쪽이 사라지자, 겨우 버터오던 나머지 한쪽이 무너져 내린다. 쓸쓸함에 관한 것이다. 서로를 붙잡고 울고불며 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고은[각주:1] 선생의 일기...9할이 술 마시는 거. 맨날 술이야??? 일기형식이라 그다지 재미라곤..ㅋㅋㅋ 요즘은 노벨문학상 수상에 관심이 가 있는 듯. ㅎ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뭐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넘 기도하는게 마땅치 않다. 물론 내심 바라지만... 1973년~77년 폭압의 박정희 시대. 공교롭게도 그 딸의 시절에 이를 읽는다. 공포와 폭압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지금. 프란치스코 교황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공포의 분위기를 지우려고 애쓴다. 흥미로운 것은 이상 평전, 한용운 평전, 이중섭 평전에 관한 것. 평전 몇 회를 마감했다는 기록이 엿보인다. 검색해보니 이상 평전은 2003년에 재출간되었네. 누구의 것이든 평전을 읽어봐야겠다. 글쓰는 재주는 타고나는 것일까? 최근성폭력 논란에 휩쌓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