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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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부산시립박물관 봄 산책

슬픔에 관한 것 2019. 4. 4. 14:42

문화회관에서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 따사로운 봄 햇살에 노인네들이 장기를 둔다. 의자에 걸터앉아 이야기하는 무리들, 강아지 데리고 산책나온 이들, 의자에 누운 이들! 겨울을 벗어나니 봄풍경이 다채롭다.
점심시간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산책길 따라 걸으면서 꽃구경도 하고 바람도 맞는다. 여기저기 더러 사진도 찍는다. 유엔평화묘지로 들어가는 이들도 있다.
박물관-문화회관 길은 부산의 갈맷길에 속한다. 근데군데 팻말이 나와있다. 봄은 노인들의 계절인가. 겨우내 모자란 햇볕이라도 쬘 요량으로 죄다 의자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는 중이다. 박물관 안은 여러 작품이 있다. 안보다 밖의 풍경이 더 자연스럽다. ​

문회회관 앞마당은 평화롭다. 햇살 가득찬 광장같은 느낌. 봄바람에 가로등에 붙은 작은 현수막이 나부낀다. 인근 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앞 의자에 앉아서 톡에 열중이다. 소근대고 재잘거린게 젊음이 빛난다. 젊은이답다. 애띠고 봄처럼 파릇파릇하다. 저 젊은날의 4월 최루가스로 가득찬 나날이였다. 지금은 그때가 아니기에 그 젊은 시절로 돌아가라면?

봄은 노인네와 젊은이들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겨울을 벗어난 봄은 어느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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