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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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6월 항쟁

슬픔에 관한 것 2020. 6. 24. 11:11

어느새 슬그머니 6월10일이 지났구나.
신문 한구석에 기념식 하고 일부 잘 나가는 사람들이 환한 미소를 짓고 찍은 사진이 보였다. 별 댓글도 없고 별 의미도 잃은 채 6월 항쟁은 지나가는 듯.
386, 586으로 퉁쳐 넘어가는 박제화된 유월항쟁. 벌써 3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33년의 시간이 짧은 것도 아닌데 벌써 과거의 일, 아주 먼 ......

1987년 6월 항쟁(유월항쟁). 사일구, 오월광주 이후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이 아로새긴 항쟁인데 왜 이리도 빨리 잊혀지는지. 뜨거웠던 항쟁의 정신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호헌철폐 독재타도 민주쟁취의 함성. 그러나 오늘날, 민주주의는 어느 벽앞에 멈춰선 것 같다. 확장되기도 하고 가로막히기도 한다. 어쩜 이게 역사의 부침이고 민주주의 형성에 있어 일련의 과정일런지도.

유월항쟁은 아직도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나. 심장이 뛰고 있나. 유월항쟁은 절차적 민주주의, 공정선거 내지 합법적 투표행위를 통한 권력교체를 이루어 내었다. 선거에 의한 여야 권력지형을 교체한 것. 집권세력과 비집권세력의 바꿈. 이걸 만들고 정착시키는 계기란 점. 그리고 전 국민적 항쟁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확장시켰다. 직선제 쟁취 이후 권력지형의 변화를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민주주의가 날로 발전한다고 봐야하나? 절차적이고 정치적 영역에서 개혁되고 개선되는 듯 한데 다른 분야는 미흡한 것 같다. 노동이나 인권, 경제 등 사회 구석구석에서 질적인 측면의 민주주의는 덜 성숙된 것 같다. 양극화와 빈부격차는 여전하고 도시와 농촌,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만화로 다시보는 유월항쟁에서 그 기억을 되살려볼까. 산 자의 기억을 말이다.

유월은 우리에게, 우리는 유월에게
지금의 숱한 논의들을 보면서 이땅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그 방향이 맞는지 의문스럽다. 아무래도 잘 가는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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