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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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사람

거제 노자산

슬픔에 관한 것 2016. 5. 7. 05:10

20160506 비오는 날 임시공휴일

학동고개에 도착, 비 그치길 기다린다. 포기하고 비옷으로 갈아입고 등반키로.
적막하다. 아무도 없다. 차라리 보이기라도 하면 덜 무섭겠지만 비는 오고 조용하니 더 그렇다.
오직 빗소리와 바람, 새울음소리 뿐.
거제 노자산.
이런 날은 사람과 멧돼지가 젤 무섭다. 혼자가니 조그만한 소리에도 바짝 긴장된다. 갑자기 사람이라도 나타나면, 야생동물이라도 만나면 ㅎㅎ 주위를 살피면 비바람을 헤치고 간다.

아무도 없는 입구를 통과한다. 비 때문에 사진찍기가 영 그렇다. 국공이라 그런지 길은 아주 좋다. 약수터도 보인다. 넓적바위도 있지만 그냥 통과다. ​

가라산으로 해 저구삼거리까지 눈길이 가지만 오늘같은 날은 무리다. 죽을 작정이면 모를까. 언젠가는 가야할 길. 오늘은 그냥 노자산만 향해.​

노자산의 명물. 3층 전망대가 지난 바람에 지붕이 반파. 여기저기 떨어진 나무조각들, 강풍에 견디지 못하고. 오싹한 기분이 더해진다. 삐그덕 거리는 소리에 3층까지 갈 엄두를 접었다. 나머지가 언제 떨어질지도. ​

물먹은 노자산. 옆에 커다란 헬기장이 있다. 3층 전망대에서 많이 내려오는 느낌. 꼭 하산길 같지만 어느새 정상이다. 비와 구름으로 가려져서 어디서 어딘지 분간이 어렵다. 보이기라도 하면 길 찾기도 방향을 정하기도 쉬울터. 애당초 분간이 안된다.

헬기장에서 자연휴양림 방면으로 1km 표지판. 학동고개로 내려야 하니 휴양림으로 가면 되는데 최단거리로 생각돼 방향을 잡고 내림. 내림막길의 연속이다.

잘 꾸며진 휴양림. 빗속에도 여러동의 텐트가 보인다. 우중산행. 이젠 겁나서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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