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거제 노자산 본문
20160506 비오는 날 임시공휴일
학동고개에 도착, 비 그치길 기다린다. 포기하고 비옷으로 갈아입고 등반키로.
적막하다. 아무도 없다. 차라리 보이기라도 하면 덜 무섭겠지만 비는 오고 조용하니 더 그렇다.
오직 빗소리와 바람, 새울음소리 뿐.
거제 노자산.
이런 날은 사람과 멧돼지가 젤 무섭다. 혼자가니 조그만한 소리에도 바짝 긴장된다. 갑자기 사람이라도 나타나면, 야생동물이라도 만나면 ㅎㅎ 주위를 살피면 비바람을 헤치고 간다.
아무도 없는 입구를 통과한다. 비 때문에 사진찍기가 영 그렇다. 국공이라 그런지 길은 아주 좋다. 약수터도 보인다. 넓적바위도 있지만 그냥 통과다.
가라산으로 해 저구삼거리까지 눈길이 가지만 오늘같은 날은 무리다. 죽을 작정이면 모를까. 언젠가는 가야할 길. 오늘은 그냥 노자산만 향해.
노자산의 명물. 3층 전망대가 지난 바람에 지붕이 반파. 여기저기 떨어진 나무조각들, 강풍에 견디지 못하고. 오싹한 기분이 더해진다. 삐그덕 거리는 소리에 3층까지 갈 엄두를 접었다. 나머지가 언제 떨어질지도.
물먹은 노자산. 옆에 커다란 헬기장이 있다. 3층 전망대에서 많이 내려오는 느낌. 꼭 하산길 같지만 어느새 정상이다. 비와 구름으로 가려져서 어디서 어딘지 분간이 어렵다. 보이기라도 하면 길 찾기도 방향을 정하기도 쉬울터. 애당초 분간이 안된다.
헬기장에서 자연휴양림 방면으로 1km 표지판. 학동고개로 내려야 하니 휴양림으로 가면 되는데 최단거리로 생각돼 방향을 잡고 내림. 내림막길의 연속이다.
잘 꾸며진 휴양림. 빗속에도 여러동의 텐트가 보인다. 우중산행. 이젠 겁나서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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