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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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가덕도

슬픔에 관한 것 2020. 1. 1. 16:16

잠시 짬내서 가덕도에 잠시 다녀왔다. 바닷 바람이 차고 파도가 높다. #외양포 방파제는 거제를 마주보고 있다. 일본군이 파 놓은 포진지가 아직 그대로다. 겨울에 민낯을 완전히 드러낸 채 산불감시 아저씨만 외로이 지키고 섰다.
가덕도는 다리가 놓인 후 외형상, 섬은 아니다. 두문 쪽은 이미 집들의 외관도 화려하고, 카페 등지는 연휴를 맞아서 발디딜 틈이 없다. 주차장마다 차가 빼곡하다. 신항 매립지는 볼썽 사납다. 이전 바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가덕도는 이미 변화의 바람이 할퀴고 지나갔다. 곳곳에 상처 뿐이다.
연대봉 오르는 주차장에도 연휴를 맞아서 사람들로 붐빈다. 해돋이 인파에 이어 등산객까지 하루종일 연대봉은 사람에 시달릴 것 같다. 한 몇 센티는 가라앉지 않았을까. 연대봉에만, 몇년전 해돋이 인파가 약 400명이 넘는다고 했다. 가덕도 방파제까지 합치면 어마어마할 것이다.
오늘따라 산불감시 초소 아저씨의 빨간 잠바가 더욱 선명해 보인다. #가덕도 숭어철은 봄이다. 이제 겨울의 시작이니 아직 멀었다. 차 보다는 배 타고 가던 가덕도가 더 운치있고 느낌도 남 다르다. 이젠 배는 없으니 추억으로 남길 수 밖에.
겨울은 모든 걸 드러내 준다. 가덕도의 겨울이 그렇다. 모든 걸 다 보여준다. 아직 가덕도 종주 산행은 마치지 못했다. 대항에서 연대봉, 천성쪽은 오래전에 다녀왔다. 그러나 신항 입구쪽은 미지의 세계다. 등산로 안내는 되어 있으니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번 가본다 하면서 아직 나서지 못했다. 저걸 마쳐야 가덕도를 오롯이 알 수 있을 것 같은.
그날 언제가는 오겠지.
갈맷길은 좀 싱거울 것 같아서 아직 도전해 볼 생각이 없다.

바다, 섬, 항구, 바람, 배, 낚시꾼들. 가덕도는 이들의 고향같다. 해저터널 건너 거제로 직항할 수 있는 가덕도. 부산의 끝자락에 불과하나 그 출발점이 될 것 같은? 언제 찾아도 가덕도는 안녕하다. 그래도 배 타고 다니던 가덕도가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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