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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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세계

청소노동자 해고.....직접 하겠다는 대학

슬픔에 관한 것 2021. 3. 9. 04:59

신라대는 51명의 청소노동자를 해고하고 교직원 교수 학생이 직접 청소하겠단다. 이유는 학생수 감소로 재정여건이 안된다는 거. 51명을 내 보내고 그 대신 직접 그들 손으로 청소하겠다니, 무슨 농담처럼 들린다.

우선 청소노동을, 여성노동자들의 일을 아주 허드렛일 취급한다. 그냥 대충 휴지 몇 개 줍고 쓰레기통 비우는 수준으로. 과연 청소노동자 51명이 대충대충 일하는 걸로 착각한다. 누구나 하면 못 할거야 없지만 ㅋ 그들이 과연 할 수 있을까.
죄송하지만 청소용역 계약시 과업지시서나 시방서? 하는 것이 있다. 그걸보면 아마도 뒤로 나자빠질거다. 결코 쉬운 노동이 아니다.

그리고 교수나 교직원의 업무범위 등 근로계약서에 청소영역이나 범위가 포함되는지? 겸업은 아니더라도 근로계약서에 구체적 업무내용이 있나 말이다. 뭐? 자진해서, 스스로 자기 일은 자기가 한다고! 그게 무슨 문제냐고. 교수는 교수의 일, 교직원은 교직원의 일이 있다. 그건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되어 있다. 그것대로 하면 될 일이다. 누가 봐도 교수나 교직원 학생이 스스로 청소를 하겠다? 이건 좀 아니다. 정말 지나가는 길고양이가 웃을 일이다.

대학당국이 내세운 학생 수 감소와 재정악화는 현실이고 지금 신라대가 당면한 문제임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걸 극복하는 1순위가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이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는 다른 문제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대학 재정의 악화는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걸 집단해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원인은 알겠고 그 조치로서 혹은 해소방법으로서 집단해고는 동의할 수 없다.

보통, 고통분담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분담이 아니다. 일방적 책임전가이자 고통의 전가다.(사회적 약자에게 고통 몰아주기) 학생감소와 재정악화가 왜 청소노동자의 책임인가. 흔히 그들은 경영권과 인사권은 회사의 고유권한이라 주장한다. 학교경영을 잘못해놓고 그걸 왜 집단해고/구조조정으로 푸는지. 구조조정을 하기전에 경영권을 가진 그들이 먼저 반성하고 그들 스스로 고통을 감내하기 위한 자구책을 내놓지 않은 채. 청소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는가 말이다.

신라대 구성원들의 비율에 대해 모른다. 교수 교직원 학생수 등에 대해 소상히 모르지만 왜 이걸 청소노동자가 고스란히 다 책임져야 하는지? 의문이고 그 전에 그들은 어떤 대책을 강구했는지 궁금하다. 이미 학생 수 감소와 재정악화는 예정된 사태다. 유독, 신라대만의 특화된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면 청소노동자 집단해고도 알맞는 방향은 아니다. 학교재단이 해결책을 내고 재정도 마련해야 한다.

그 많은 등록금과 수업료 내고 청소까지 한다는 데 누가 신라대에 오겠나? 2022년 신입생은 더 감소할건데 이를 어찌 감당할건가.
그때 누구를 ‘또 삭제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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