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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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 '삼인행' '이모'

슬픔에 관한 것 2018. 3. 12. 22:49

<안녕 주정뱅이>에 실린 '삼인행' '이모'를 읽고.​

<삼인행>은 부부가 아닌 듯한 부부와 친구가 여행을 떠나면서 서로간의 좌충우돌, 티격태격하는 세사람의 여행기. 별일 아닌걸로 서로간 따지고 술 먹고 뭐 그런 우리 주위의 일들이다. 강원도에 간 이유도 잘 모르겠다. 스토리가 술을 중심에 둔 것 같기고 하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 이런거는 없다.
가볍다. 횡설수설하는 젊음은 어디나 마찬가지다. 술을 먹어도 그렇고 안 먹어도 그렇다. 애정이 식어버린 채 해어지기 직전의 부부와 그 친구가 껶은 1박2일 일정은 허무하다. 서로 의심하고 믿지 못하니 헛깨비를 보는것이다. 그렇다 이 세상은 헛깨비다. 시답지않지만 불만은 가득하고 세상을 향해 헛소리하는 그런 술취한 상태라고 할까.

<이모>는 솔직히 후반부에 갈수록 뭔 말인지 알기 어렵다. 시이모인 그녀는 독신으로 살며 가족을 구원하고 끝내 췌장암에 걸려 죽는다. 죽으면서 유언으로 자신의 유산을 각각 나눠준다. 시이모와 그녀는 단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하나의 이유로 친해지고 시이모의 집에 드나들면서 살아온 인생사를 듣고 옮긴다.
시댁-시어머니-시이모 등 몰랐던 가족관계 중 주로 시이모에 관한거다. 시이모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한평생을 희생했지만 어느날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린다. 찾지 말라는 편지만 남겨둔 채.
왜 이렇게 살아야하나? 회의감에 빠져, 한번쯤 그런 인생을 꿈꾸거나 일상에서 탈출하고픈 때가 있을법한. 사실상 가장이고 자신을 희생하며 동생의 도박빛까지 갚아줘야 했던 시이모로선 어쩜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그 이상의 탈출은 잠깐의 행복과 췌장암으로 인한 죽음이 다다.

<삼인행> <이모> 두 편다 좀 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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