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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들의 애환이 서린 '비가'

슬픔에 관한 것 2018. 7. 19. 10:21

자랏골의 비가(悲歌)
①슬픈 가락의 노래  
②슬픈 감정(感情)으로 엮은 서정적(敍情的)인 시가(詩歌)

비가.....애환의 노래, 한의 노래가 아니겠나.

친일주구 이양문. 자랏골에 그의 조상묘가 있고 이 묏등은 동네 한복판에 있어 권력의 상징이다. 자랏골 농민들은 이 묏등에 애환과 갈등, 그리고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자랏골 사람들은 묏등이라는 권력과 이양문에 대해 저항하고 맞선다.

용골영감, 곰영감, 텃골댁, 해룡이, 종수, 문길이, 선찬이, 서운이, 질천이 등 자랏골 사람들. 일제~해방과 전쟁을 껶으면서 자랏골 사람들의 생각도 변하기 하나 그 상징권력들의 위세는 여전하다.

당시 농민들의 생활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자랏고루사람들은 이양문에 대한 때론 저항하고 때론 굴종해 삶을 살아간다. 이양문의 권세는 아들이 국회의원이 되고 그 자신도 친일에서 광복회 회장으로 변신한다. 그러나 자랏골 사람들의 가난, 고통은 여전히 지속된다. 참으로 파란만장하다.

선찬이와 종수, 문길 등은 한가위 이양문 묏등에 다이나마이트를 설치해 묏등을 없애기로 한다. 당일 질천이 때문에 비록 묏등을 날린데 그치지만 자랏골 사람들에겐 아무런 피해가 없다. 자랏골 사람들의 고통이 이양문 일가족에 비롯됨을 알고 지난 10년간 꾸준히 계획을 마련해 실천에 옮긴다.

얼마후, 자랏골에는 4.19로 이승만이 물러났다는 소식이 들러온다. 자랏골의 권세이자 상징권력이 묏등과 이양문 일가가 무너짐과 동시에 거대한 국가권력 역시 민중에 의해 손을 놓게 된다. 거대한 권력들이 민중의 손에 내림을 당하는 것으로, 소설은 자랏골 사람들의 승리로 박을 내린다.

묘, 묏등은 죽은자의 권력을 표시한다. 산 자는 산자대로, 죽은자는 죽은대로. 그러나 영원한 권력은 없다.
민중을 탄압하고 억누르면 언젠가는 터져나온다.
자랏골 비가는 우리네 농촌, 농민의 삶이 그대로 투영된거다. 갑과 을의 관계로 대비되는 요즘, 자랏골의 비가는 을들의 노래이고 승리이다.

자랏골의 비가는 1977년에 나온 이야기다. 이번에 다시 다시 나온거니, 처음 나온 당시로서는 대단한 소설이다. 서슬퍼런 박정희 시대로, 비록 소설이나마 살아있는, 그런 이야기글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글들은 토속적이고 민중적, 생활적 언어로 가득하다. 아주 감칠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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