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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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노동자의 이름으로

슬픔에 관한 것 2018. 9. 15. 17:50

표지부터 강렬하다.

[노동자의 이름으로]
울산을 중심으로 일어난 노동조합, 노동자들의 투쟁에 관한 소설이다.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이야기다.
당시의 이야기들이 소설로 나온 것이다. 악랄한 현대자본에 맞서 피눈물나는 이야기들,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일상화 된 투쟁들이 펼쳐지면서 현대자동차 노동자의 투쟁은 승리와 패배,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 전진한다. 국가와 자본, 이에 맞서는 노동자 대투쟁이 노동자의 이름으로에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노동자의 이름으로]는 소설이지만 노동자 대투쟁의 역사기록물이다. 물론 남성, 대공장,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이 위기와 침체, 그리고 변화를 통해서 새롭게 도약해야 하고 비정규직 연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있기에 그 책임은 더 무겁다. 이는 현대노동자만의 잘못은 아니다. 비정규직을 외면해선 안된다는 당위 앞에서 노동조합 운동이 어떤 위치와 역할을 할 것인지는 숙제다. 노동자의 이름으로는 그런 질문에 대해 해답을 찾는 과정이라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 노동자나 노조에 대한 많은 거부감과 동시에 부채감을 떠 앉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는 바로 우리 자신이면서도 잘못된 관점과 의식의 틀 속에 갇혀있다. 조금씩 깨어나고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은 편향적이다. 이를 깨어야 할 주체는 여전히 노동자이지 않을까.
한권으로 된 책이나 꽤 두껍다. 작가 역시 지나한 30년을 다 담기엔 벅찰 것이다. 그런데도 잘 익힌다. 막힘이 없다. 이런 노동의 이름으로 된 이야기가 많을수록 정상사회로, 노동존중사회로, 비정규직 없는 사회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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