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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낙동강 넘어 승학산이 보인다. 을숙도 문화회관쪽 운동장이 텅 비어 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꽉 차는 곳. 조기축구회 놀이터. 승학산이 코앞이다. 조각작품들로 마당이 풍성하다. 을숙도로 불리는 섬. 하단과 녹산을 잇는 하구언 둑 위로 길이 나 있다. 본래 이름은 조마이섬? 조마치 혹은 조그만한, 그런 뜻인가! 앞마당에 문학비?인 양 돌비석이 하나 서있다. 김정한 선생의 소설 주무대가 낙동강이라고 안내한다. 을숙도는 문활회관 뿐만아니라 철새도래지로서 생태의 보고이다. 잘 가꾸어서 좋은 환경을 물러줘야 한다.
자원부족, 당국 단속으로 못 먹어 가리비 대체, 갈미맛 못내 아쉬움 부산 명지에 있는 갈미샤브샤브를 잘하는 집들이 많다. 을숙도와 대교, 낙동강을 바라보는 전망이 좋은 곳에 갈미조개 집들이 자리잡고 있다. 자연풍경이 입맛을 돋군다. 낙동강 푸른 물이 넘실거리듯 군침이 돈다. 샤브샤브는 만호횟집, 갈삼구이는 대마등, 복이있는 횟집이 잘 한다고. 소문무성 ㅎㅎ 갈미조개는 새부리처럼 생긴 조개로 을숙도 등 명지 일원의 명물이다. 샤브샤브는 육수에 각종 야채를 넣고 갈미조개를 넣어서 데쳐 먹는다. 국물은 집집마다 다 달라서 이 맛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갈미구이는 갈미조개와 삼겹살 그리고 콩나물과 김치를 구워서 먹는거다. 둥근 불판에 삼겹살을 빙 두르고 그 안에 김치, 콩나물, 갈미조개를 익혀..
겨울철 부산에 오면, 서낙동강이나 다대포쪽에서 한번쯤 먹어야 하는 음식. 부산의 대표주자는 아니어도, 갈미조개 샤브샤브가 대세다. 전골과 수육, 갈미삼겹이 메뉴에 있다 별다른 방법은 없다. 육수가 끓으면 야채 넣고 조금 뒤 갈미조개 샤브샤브하면 된다. 어느 식당처럼 밥 뽂음과 사리는 빠지지 않는 끝판메뉴. 해장에 좋고 그냥 식사겸해서 먹어도 된다. 가까이에 을숙도가 있다. 식당안 대부분은 중년과 장년이다. 젊은이들은 별로 없다.
2016년 한해가 저문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승학산으로 길을 잡았다. 구덕산 옆 산이다. 을숙도, 다대포, 명지, 김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구둑과 가덕도가 바로 코 앞이다. 산세가 학의 모습이라. 무학산 생각이 난다. 항구의 모습과 외항에 정박한 배들이 한폭의 그림이다. 한 해가 저무는 이때, 부산을 찾은 이유는 없다. 강과 바다, 산, 평야(땅), 하늘을 접할 수 있는 승학산. 2016년 마지막 해돋이도 아니고 해너미도 아니다. 그저 그렇고 그런 산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