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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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람 권정생을 읽고

슬픔에 관한 것 2019. 9. 8. 08:16

작은 사람 권정생. 동화, 동시, 산문, 소설 등을 남긴 아동문학가.
몽실언니, 한티재하늘을 통해서 권정생을 만난 것 같다. 다른 이야기 글은 솔직히 알지 못하고 읽은 적이 없다. 작은사람 권정생을 통해 권정생의 삶에 대해, 그이의 철학, 세계, 늘 지니고 다닌 가난과 병에 대해, 그 고통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네.
한티재하늘이 자신과 주변에 일어난 자전적 소설이란 걸 읽으면서, 알게 된다. 아니 저절로 눈치채게 된다. 그만큼 아주 구체적이며 내 주변이 아니면 그걸 표현하기란 쉽지도 않고 그걸 풀어내기도 어렵다. 소설이라해도 이거누현실이구나! 느끼게된다.
몽실언니나 한티재하늘은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 밑반찬같고 이것저것 보태고 빼고 하지 않는 진설한, 운명에 순응하는 것 같으면서도 거스러는 그런 걸 읽을 수 있다. 본성 그 자체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작은사람 권정생>은 이런 근원에 대해, 그 출발이 어딘지에 대해 살핀 일대기다. 책 말미에 시 제목이라고 하는데 권정생 선생에게 딱 어울리는 별칭같다. 권정생 선생이 살면서 우리에게 말하고자 한 것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자 한다. 책은 아주 충실하게 아무런 편견없이 잘 전달한 것 같다. 권정생 선생이 어떻게 시대에 맞서 살고 어떤 생각으로 이겨 왔는지를 아주 따뜻하게 가감없이 보여준다.

'거꾸로' '똥이 꽃보다 아름답다' '가난한 자가 부자보다 행복하다' 그이의 삶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들! 가난과 몹쓸병을 부끄러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글쓰기 노동을 통해 자신의 성찰하고 평화를 노래한 시인같은 아동문학가. 그러면서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을 그 시대에 온 몸으로 바친 진정한 혁명가!

하여간, 권정생 선생은 한티재 하늘을 다 끝맺음 못했다. 계획대로 다 쓴 소설이라면 어떤 결말이^^ 읽으면서 항상 궁금했던 부분이다. 몇권이라도 더 나왔더라면 하는? 이마저도 과한 욕심이겠으나 어쩌면!

지금의 세상은 모든 게 권력지향적이고 돈 중심이다. 권력이나 돈에 무관심한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 권정생의 삶은 이와 반대다. 그래서 좋은 글, 좋은 이야기가 많은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작은 사람 권정생이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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