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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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go

과메기에 대한 존중?

슬픔에 관한 것 2022. 11. 9. 18:27

겨울철, 지금 많은 횟집 등에 과메기 있다는 안내 글귀가 대문짝에 큼직만하게 쓰여있다. 뭐 전어철에 전어 입하처럼 말이다. 그런데 지금이 과메기 철인가?

한때 이맹박 때문에 과메기를 안 먹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뭐 싫으니 과메기하면 이명박이 떠오른다.

한 수년간 과메기를 못 먹었다. 우선 과메기 다운 과메기 맛을 보지못했다. 내겐 음식에 대한 두가지 철칙이 있다. 하나는 계절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이다
즉 제 철 음식을 제 고장에서 먹자. 그 고장에서 나는 걸 제 철에 그곳에서 먹어야 제 맛이다. 이것 벗어나면 솔직히 별로다.

일단 계절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그 고장의 별미는 그 고장에서 먹어야 한다. 지역을 벗어나면 맛이 떨어진다. 제 아무리 택배가 좋고 냉동이 잘 된다고 해도 일단 역외는 아니다.

그럼 과메기를 보자. 지금이 과메기 철은 아니다. 좀 이르다. 과메기는 찬바람 불고 엄동설한 정도는 되어야 된다. 지금의 과메기는 소비자를 우롱하는거다. 파는 사람도 유통하는 사람도 다 나쁘다. 왜 이리 일찍 과메기를 유통하는지 모르겠다. 공장식 건조로 만든 과메기는 이렇게 먹으면 안된다. 과메기에 대한 모독이다.

통마리로 잡은 과메기를 동해안 찬바람에 말리고 얼리고 녹혀 자연스럽게 만드는 과정이 없는 공장식 냉동건조 과메기는 과메기의 찐맛을 볼 수 없다.

통마리 과메기를 제 손으로 까고 비린내 나는 손으로 미역과 초장, 잔 파를 얹혀 먹을 생각이 아니라면 과메기 먹지마라. 통마리를 제 손으로 안까도 기름기 잘잘 흐르는 과메기를 보면 먹어야지. 딱딱한 냉동건조 과메기가 왠말이냐. 이것은 찐과메기가 아니다.

포항이나 구룡포가 아닌 대처의 식당들은 이런 건조과메기 유통의 피해자일 뿐이다. 식당 주인들도 과메기 껍질 벗겨내지 않는다. 이게 무슨 과메기라고! 이것 팔아서 뭘 하겠다고. 양쪽으로 배 갈라서 건조한 과메기를 그냥 팔기만 한다. 과메기 깔줄도 모르면서 과메기 운운하지마라. 과메기 배 갈라서 껍질 벗기고 다가리 따서 꽁지부터 말랑말랑한 과메기를 먹어야지.

과메기는 찬바람이 더 불고 영하의 날씨로 오르락내리락 할때가 제맛이다. 그때가 제 철이다. 백번 양보해도 지금의 과메기는 권하고 싶지 않다.

한때 과메기를 왜 먹냐고 했다. 그러나 제 맛의 과메기를 먹은 본 후 과메기가 겨울철 소주 안주론 최고임을 인정한다. 내가 먹을 당시는 청어가 아닌 꽁치 과메기였다. 요즘은 청어 과메기가 나온다고 하더만 한번도 먹어보진 못했다. 일단 포항 근처에 있지않기에 잘 접할 수 없다. 포항을 ㅂ롯한 경북권역을 벗어나면 과메기는 매력이 없다(나에겐 그렇다)

바짝마르고 검어팅팅한 과메기 뭔 맛이라고. 한 겨울 찬바람 맛으면 신문종이 쫙 깔고 기름기 빼면서 먹어야 과메기의 본 맛, 찐맛을 알 수 있다. 그것 먹고 지금 이상한 과메기 먹으면 욕 튄다. 과메기가 아님을 알게 된다.

12월 넘어서 1, 2월 구룡포 가 과메기의 진수를 맛보길 권해본다. 경북을 벗어난 여러분 집 동네 과메기 맛집은 다 엉터리다. 특히 먹지마시라. 한때 과메기에 환장한 사람의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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