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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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사람

[김해/산] 옥녀봉

슬픔에 관한 것 2016. 1. 2. 18:11

2016년 둘째날, 동네 옥녀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율하고개 옆 소류지를 지나 길을 잡았다. 새길이 생기면서 물길이 끊어진 탓인지 물은 언제나 탁해있다. 그 옛날의 푸르른 청춘은 흔적조차 없다.

비록 333미터에 불과하지만 겨울산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저멀리 아웃렛과 김해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강서구 지사동과 마주해 있다. 지사동의 공장지붕은 총천연색이다. 휴일이라 사람의 발길은 없어보인다.

길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곳곳에 띠지가 안내한다. 옥녀봉이 손에 잡힐 듯 하다. 겨울산은 모든 걸 다 보여준다. 자기의 속내를 다 드러냄과 동시에 모든이를 다 안아준다. 그래서 겨울은 또다른 정취가 있다.

잠시가니 곰티고개. 장유 모산동과 옛날 지사리를 이어주는 고개마루다. 아스란히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다. 두곳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 옛모습은 찾을 수 없다. 굽어진 나무와 의자, 그리고 곰티 표지판이 여기의 존재를 알릴뿐이다. ​​


곰티를 지나 된비알이 나온다. 곧장 오르면 옥녀봉이다. 그 흔한 정상석조차 없다. 옥녀는 그렇게 외롭게 홀로 있다. 옥녀는 간데없고 집을 나온 덩치 큰 개 두마리가 다가온다. 멧돼지가 아니라서 다행인가? 진짜로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오늘 일정은 태정고개(지도상 불분명)?
아니다. 금병산에 가지 못하고 태정동(마을)로 내려왔다. 태정과 용곡은 산 구석구석에 불도저 소리가 요란하다. 산이 아니라 밭과 과수원으로 변했다.​

애초 옥녀봉에서 금병산, 조만포까지 갈 생각이였다. 또 무명봉이 다름없는 370봉을 개척해볼까 했다. 길없음 표지가 있긴해도 한 100여미터 가다가 도저히 자신이 없어 발길을 돌렸다. ​

옥녀봉을 중심으로 금병산 생태숲길이 이어진다. 금병산은 다음에 가보기로 했다.(진영에도 금병산이 있다) 금병산 생태숲길은 김해시 장유동과 부산 강서구 지사동의 경계다.(율하고개~ 조만포까지) 팻말에 강서구, 아마도 강서구청에서 조성, 관리하는가 보다. 까마득한 옛날, 김해군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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