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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조정래 대하소설이 나온 발행 순서는 태백산맥-한강-아리랑 순이고, 이걸 시대적 배경순으로 하면, 아리랑-태백산맥-한강, 이렇다. 읽는 순은 정해진 게 없다. 전체 12권이고 마지막 제목이 동트는 광야다. 각 권의 제목만 보아야 흐름이나 방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마산이라는 도시의 이름은 사라졌다. 창원으로 통합되면서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 잊혀지는 마산을 잊지않고 재조명해주는, 도시의 얼굴들. 과거가 없는 현재가 없다. 도시 속 곳곳에 잊혀지거나 변해버려 기억조차 희미해진 사람의 흔적들을 되살려준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 도시, 그 의미를 짚어드는 '사각의 도시'가 바로 이 책이다. 여기에 16인과 마산에 관한 나와있다. 제일 먼저 천상병과 마산에 대해 읽었다. 제일 먼저 소개된 거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마산답다고 생각되어서 그랬다. 인생을 아름다운 소풍으로 비유한 시인. 한평생 가난과 누명으로 한 평생을 보낸 그를 맨 먼저 만났다. 도시의 얼굴들, 가히 역작이다. 한 도시를 안다는 게 이처럼 도시와 사람의 관계, 사람에 대해 아는 거, 제대로 듣고..
김석범 대하소설 제주도 4.3 항쟁의 전 과정을 가장 리얼하게, 그 깊은 피울음을 세상에 알려준다. 사태가 아니라 항쟁임을. 제주 4.3은 폭도의 반란이 아니다.
제주 4.3항쟁 등 한국 현대사에 관한 소설이다. 온전히 제주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면 틀림없다. 순이삼촌으로 알려진 제주도 4.3 항쟁은 국가폭력의 전형이다. 화산도를 읽는 도중에 물음표의 사슬이 우연찮게, 손에 들어왔다. 이것도 귀중한 인연일 터. 요즘 삶창에서 나온 책이 귀하다. 그래서 더 반갑다. 담긴 내용(실려있는 단편들) -귀양풀이; 산 자를 위로하고 망자의 영혼을 잘 인도해 달라고 기원하는, 제주도 굿. 신문사에 근무하는 그분은 박정희 대통령을 박정희 대령으로 잘못 표기해 모진 고문을 받은 것을 추정된다. 결국 그 후유증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반공을 앞세운 박정희 유신정권이 얼마나 반인권적이고 일상적으로 국민을 감시하고 반대자들을 압살하는지. 고통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망각의 곡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