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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문학과 지성 시인선 490.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허수경 시집) 가끔 헷갈린다. 어느 단어든 '누구도'를 '아무도'로 잘 대체해 버리는 습관. 최근 어느 글의 제목도 '누구도'인지 '아무도'인지 도통 어느 말이 맞는지 ^^ -슬픔만 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주요 작품들이다. 몇의 산문집도 있다고 한다. 요즘 시집 한권이 9,000원 하는구나. 하도 오래도록 시와 멀어진 생활. 가끔 뒤적여 읽던 시절이 있어으니? 그때 1,500원~2,000원 ^^ 몇권씩 골라 읽어야겠다. 시, 사랑해야겠다.
주저하다가 계속 읽기로. 그래서 7권부터 다시 구입했다. 곧 4.3이다. 올해 제주도 갈 일이 있을란가. 있다면 이 책에 나오는 몇몇 곳을 가보고 싶어진다. 이름 하여 책여행이 되는거다. 전체 12권이다. 어떤이는 한달만에 다 완독을 했다는데 지금 몇년째 질질대는지? 솔직히 읽으면 읽을수록 확 빨려들어간다. 흡인력이 대단하다. 제주 4.3 항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번 설은 김원일의 중편소설! 미망-어둠의 혼-마음의 감옥까지. 한꺼번에 다 읽지 않았음. ㅋㅋ 마음의 감옥은 1990년 현대소설 3호에 실린 소설이다. 윤구 동생 현구는 오래 노동운동, 빈민운동을 통해 구속된 상태에서 간경화증, 간암으로 의심되는 병에 걸려서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그러나 가망도 없고 수술도 힘든 상태. 대구 비산동과 경북대의대가 주무대다. 현구네 동패들은 현구가 죽더라도 비산동 빈민촌에서 장례를 치루길 희망한다. 현구를 병실 침대에 누워 비산동으로 향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억압과 저항, 억압의 장소로서 감옥이 있는 반면 저항으로 단련된 자들은 그들의 마음의 감옥에 현구가 들어앉아 있다. 몸은 비록 감옥에 있지만 빈민촌과 공장 사람들은 현구를 억압의 감옥에 두지 않고 있다. 억압의 감옥에..
어둠의 혼은 김원일의 단편소설이다. 갑해의 아버지는 빨갱이다. 아버지가 장날에 잡혀 지서에서 죽는다. 바보나 다름없는 누나, 동생 분선, 어머니 등 처자식을 내팽겨쳐 두고 오직 좌익활동에 전념하다가 최후를 맞이한다. 이모부는 갑해 아버지의 죽음을 어린 갑해에게 보여준다. 부릎뜬 눈, 피멍든 얼굴, 벌어진 입 등 흉칙한 아버지의 죽음을 본 갑해는 충격을 받았다. 이후 아버지가 죽은 초여름에 전쟁이 나고 가을쯤 이모부 마저 사망한다. 훗날 갑해는 이모부가 왜 아버지의 죽음을 보여준 것인지 이모부에게 묻지 못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가난, 배고픔, 해방과 전쟁, 좌익활동 등이 가족사가 주요 배경이다. 밤마다 아버지를 찾아 집으로 쳐들어오고, 없으면 어머니를 지서를 끌고가 족치는, 이를 보며 자라는 갑해의 남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