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책속에 (154)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무덥다. 이를 이기기 위해 애써는 것보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좋다. 휴가철애 산으로 쏘다녔으니 이번엔 집에 있어보자. 소설책을 읽기에 좀 이른가? 무더위가 한창이니 그럴 수도 있다. 에어컨 밑에서 읽기도 전기료가 좀 부담이다. 그래도 소설책만 한게 있을까?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들 목록이다. 고전 느낌이 드는 책! 3일 연휴 함께 할 책이다. 첫날은 김약국으로, 둘째날은 사하천을. 백석전집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차근차근 읽기로. 통영, 낙동강 등 주변의 이야기다. 이렇게 푹푹 찌는 날은 이게 최고의 피서법이다. '김약국'만 빌려오기 뭐해서 백석을 빌렸다. 그리고 얼마전 밀양 오봉산과 황산잔도에 간, 기억을 되살리고자 김정한 책을 가져왔다.
주무대는 제주도다. 4.3 이야기로, 내가 접한 '순이삼촌'(현기영) 이후, 나름 장편은 처음이다. 12권으로 된 대하소설이다.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흔들리는 이녘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검붉은 저녁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빛나리 아아- 아아-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에 세월이여 잠들지 않은 남도 한라산이여 제주기행 당시 4.3항쟁 유적지도 가곤 했다. 굴속으로 한참 기어들어간 기억이 새롭다.
제40회 이상문학상. 올해는 천국의 문이 대상을 받았다. 왠지 신춘문예 수상(모음)집 보다 이상문학상에 손길이 간다. 뭐, 문학상을 받았다고 해서 다 좋은 작품은 아니다. 당선작이라 하여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마음이 가는대로, 어떤때는 광고의 유혹으로! 읽어볼까 하고. 천국의 문이 그랬다. 새해맞이 뭘 읽을까 하다가 우연히 본 것. 연휴기간에 한권쯤은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여럿의 작품이 있으니 읽다가 싫증나면 덮어도 그만이니, 아주 가볍게 선택한. 선택의 이유가 단순하고 조금 폼은 안나지만, 그저 그렇게 가볍게 잡은 책이다. 작년보다 몇권이라도 더 책과 친해보자는 의미에서 출발해본다. 2번 선수는 바로 위의 책이 대기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