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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살인의 핏빛이라곤 생각되지 않을만큼 책표지의 색은 곱기만하다. 소설 내내 흐르는 말, 되새김 되는 "무서운 건 악이 아니요.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지배하는 문장이다. 무섭고도 잔인한 말. 살인이 잔인한 것처럼.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시간, 살인자로 살아온 시간,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어느 한 지점에 머문 시간이란 없고, 정지한다면 그것은 죽음이 아닐까. 시간은 용서의 의미가 아니다. '살인자' 뭘 기억하고픈가? 사람을 살해 또는 죽이는 사람. 어린시절 아버지를 살해한 김병수는 한평생 그 기억에서 멋어나지 못한다. 마땅히 죽여야 라는 쓰레기를 처리하듯 살인을 저지른다. 하나, 둘씩 점차 연쇄살인범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세여자 이야기. 허정숙, 주세죽, 고명자.(제일 윗사진 왼쪽부터) 1920년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안재성의 경성 트로이카와 유사한 흐름이다. 익숙한 단어이지만 아직 낯설다. 과거의 역사가 되어버린 듯한 사회주의! 혁명이니 민중이니 하는 말들이 사라져버린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뭘 지침으로 삼고 어두운 길을 열어야 하나. 1987년-2017년! 30년의 세월만큼이나 변해버린 세상. 앞으로 30년 뒤의 나는, 박제화된 신념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갈까. 올해는 러시아혁명 100주년이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사랑과 혁명, 그리고 사회주의. 젊은날, 사랑과 혁명 사이에 갈등한 경험은 한번쯤 있었을 것. 불같은 사랑과 혁명은 어울리지 않을 조합인 듯 하면서도, 관통하는 것. 이는..
총 10권으로 된 만화. 맨발의 겐. 일본 히로시마가 주무대다. 원폭과 평화, 전쟁으로 인한 민중의 고통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보여준다. 만화책 맨발의 겐은 수많은 핵으로 무장된 강국들 틈바구니에서, 그런 지배권력에 복속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맨발의 겐은 전쟁과 평화에 관한 책이다. 일본 군국주의와 전쟁 속에서 한 소년의 성장, 자립, 세상 밖으로 한발 나아가는 이야기다. 1950년 전후지만 그 참혹함은 오늘날에도 계속 진행중이다. 우리가 탈핵을 외치고 전쟁반대 평화를 원하는 이유, 이 책을 통해서 명확히 알 수 있다. 맨발의 겐은 나카자와 케이지 글 그림이다. 자신의 이야기라고 한다. 사드 배치가 임박해졌다. 대선 토론회에서 북핵과 전술핵,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