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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16일 새벽 바닷물이 빠진다는 말에, 홰보러 왔다. "홰본다"는 통영, 거제 등 한밤에 바닷가에 나가서 문어, 낙지, 새우, 게 따위를 잡는 걸 말한다. 준비물은 긴 장화와 성능좋은 후레쉬, 집게 등을 이용해 바닷물이 빠질때 정신없는 이것들을 건져 올린다. 물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 이곳 사람들은 귀신처럼 잘도 잡는다. 말 그대로 자연산이다. 요즈음 널리 알려져 사람들이 많이 온다. 특히 주말에! 그래서 귀하다. 갓 잡아온 새우, 게 등을 삶고, 산낙지는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그만이다. 게는 양념게장으로 만들어 밥 반찬용으로, 문어와 주꾸미는 그냥 삶아서 먹는다. 수족관에 있는거랑 맛의 차원이 다르다. 통영하면 동피랑, 다찌, 충무김밥, 꿀빵, 섬 등이 연상되지만 이렇게 밤바다를 누비며 낙지나 새우..
김해의 산(1). 오늘은 분산을 소개한다. 시내에 위치한 아주 나지막한 산이다. ..
편백숲은 천문대에서 3.4km 떨어진 곳에 자리잡았다. 임도를 따라 계속 간다. 소도마을 어디쯤에서 곧바로 올라가는 길이 없나? 지도상으론 표가 안난다. 계곡물도 없다. 그저 편백숲이다. 삼삼오오 찾아와서 테크 위에 자고 간다. 테크에 몸을 뉘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한여름은 모기조심) 임도길이라 편안하게 걷기만하면 된다. 흘러내리는 땀은 그저 감수하고 쉬엄쉬엄 가는 개 좋다. 천문대에서 약 40여분 걸린다. 시멘트 포장길과 비포장길이 반복된다. 멧돼지가 요란하게 뒤집고 파헤친 흔적이 많다. 임도길과 산길은 몇 군데서 만난다. 자전거 타는 사람도 많다. 중간쯤 정자도 하나 있다. 다리쉼 하기 딱이다. 일부 구간은 낙남정맥과 겹친다. 이번이 두번째. 여름은 모기를 조심해야 하고, 그외 계절엔 ..
통영의 옛 이름은 충무다. 한려수도, 예향의 도시, 동양의 시드니 등 멋드러진 이름이 많다. 최근에는 동피랑의 유명세가 더해지고, 고속도로 개통으로 진주부터 막힘이 없어 그런지 정작 시내는 주말이면 주차장이다. 거가대교 개통 이후 더 그렇다. 전혁림 미술관. 가까운 거리에 자주 오지만 미술관에 오긴 처음이다. 큰 마음먹고 왔다. 흔치않은 관람!을 접하다. 3층인데 1,2층은 화백의 그림이, 3층은 화백의 아들 작품이 전시중이다. 봄날의 책방을 소개한 글을 우연히 보게되었다. 어디지? 하고 찾다보니 미술관 바로 옆이다. 미술관은 자주 지나치는 길이기에, 그 옆이라니. 작은책방으로 매력적이다. 이윤보다는 존재가치 그 자체. 책을 살 마음보다 귀하디 귀한 책방을, 서점보다 책방이 더 땡기는 이름.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