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기장/2021 (30)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앞 토욜은 혼자여서 맥주 두 캔. 일욜 기억 없음(안 나는게 아니라 없음 ㅎ) 월욜 화욜 안 먹음 수욜 백신 목욜 금욜 안 마심 그래서 오늘은 마셔도 될까. ㅋ 코로나 백신과 술의 연관성. 이것은 아직 나온 게 없다. 그래서 고민이 깊다. 사람들은 알아서 한다. 맞고 그날 저녁에 한 잔 했다는 사람은 있더만. 알코올 기운 땜에 아픔이 덜 하다고. 이것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평일 뿐. 참는 중이다. 저녁엔 모르겠다.
자정 무렵이 태풍의 절정이다. 비, 바람, 천둥, 번개가 한꺼번에 몰려와서 한밤중을 뒤흔든다.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급약해진 탓인지 바람보다 비. 새벽 3시면 대구 동쪽으로 빠진다니 다행이다. 생각보다 큰 태풍은 아니다. 무사히 이 밤을 넘기길. 이제 다시 자야겠다. 번개 땜에 쉬이 잠들지 못할 듯. 티브이나 라디오 보다 모바일로 톡을 본다. 다들 실시간 중계를 톡으로 전달한다. 톡이 더 재밌다. 작든 크든 태풍은 태풍이다. 집 주변에는 큰 피해없다. 다행히도 비만 뿌리고 바람은 그다지 센 편이 아니였다. 조용해진 걸 보고 잠들었다.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덕분에 나갈 구실이 더 없어졌다. 가을 장마라고? 기후위기의 한 단면인가. 이젠 일상속으로 더 깊이 들어온것. 하루 종일 내릴 것 같다. 한동안 손 놓은 책이나 들여다볼까. 등기 우편이 왔다는데 토욜도 찾을 수 있나. 이렇게 비오는 날은 다리 밑에 앉아서 삼겹살에 낮술 한잔이 좋은데. 아니면 조용하고 외따로 떨어져 있는 팔각정에서 옛 이야기와 실없는 농담을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놀아야. 요즘은 그리 할 수도 없고 하다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핸폰으로 사진찍어서 바로 신고한다 ㅋ 오늘 뭘할지는, 아침밥부터 먹고 나서 생각하기로
낮은 매우 뜨겁다. 하루 집에 있으니 제법 시끄럽다. 공사장 소음, 이삿짐 내리는 소음, 오토바이 소리 ㅋ 뜨거움 때문에 나가기 싫다. 주차장은 만차다. 대체휴일인데 이게 뭐람. 근데 가만히 있는게 가장 조용하고 시원하다. 삼시세끼 같은 반찬으로 먹는다는 게 좀 거시기 하지만. 카톡 없고 텔레그램 메세지 하나도 없는 거 보니 대체공휴일 맞구나 싶다. 아무튼 보람찬 대체공휴일은 아니다. 아침 나절엔 책 두어장 읽어보았다. 너무 어려운 책이라 몇 줄 읽으니 실증이 난다. 논문같은 책이라서 읽기가 그렇다. 빨리 저녁이 오면 좋겠다. 이렇게 쉬는 것도 재미있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