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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청도 화악산 원래 산이름에 '악'자 들어가면 바위산이거나 오르락내리락하기 힘들다고 했다. 밤티재에서 화악산까지 1.6km 반대편은 남산 밤티재와 미나리로 유명한 한재? 화악산 가는 길은 온통 미나리 판매장이다. 밀양-청도-대구를 오가는 국도변이고 기존에 자주 오가든 길. 예전엔 검문소가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미나리 밭을 따라 가면 밤티재에 이른다 찬바람이 무척 세다. 화악산 가는 길에도 똥바람이 무섭게 몰아친다. 밤티재에서 화악산까지 계속 오르막. 악 소리가 난다. 남산을 마주보고 오른다 저 멀리 비슬산과 화왕산도, 영남 알프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재는 남산으로 가는 길에 있네. 다음은 청도 남산이다.
양산 오봉산 작은봉(2봉) 다섯봉우리로 이루어진 오봉산.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김해와 마주본다. 초입에서 작은봉까지 약 900미터, 작은봉에서 오봉산 정상까지는 약2.3km 양산시내는 물론 고당봉, 천성산 등 두루 보인다. 고속도로에서 잘 보인다. 볼때마다 무슨 산일까? 한번 가야지 하면서 인연이 닿지 않았던 산. 김정한의 사하촌, 모래톱 이야기 등에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가기로 마음먹은지도 모르겠다. 오봉산은 낙동강과 친근하다. 오봉산의 매력은 뭘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 품으로 오라 손짓한다.
가덕도 연대봉에서 새해를 맞이하다. 조류인플렌쟈? 탓에 여러곳에서 행사가 취소되었다. 그래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가덕도. 6시쯤 눈 뜨자마자 직행. 막히면 안 가기로 하고. 붐빈다. 산불감시원들 자리잡고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사람들은 해보면 뭔가를 소원하기 보다 셔터 누르기에 바쁘다. 다들 찍사! 같이 온 애들은 관심없고 그냥 연신 하품하기에 바쁘다. 다행히도 사람은 많았지만 해돋이는 무사히 봤다. 중턱에서 해 맞이하고 세바지쪽으로 가니 길막힘. 찬성으러 되돌아와 생대구탕으로 아침. 이게 2017년 해돋이 풍경이다.
2016년 한해가 저문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승학산으로 길을 잡았다. 구덕산 옆 산이다. 을숙도, 다대포, 명지, 김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구둑과 가덕도가 바로 코 앞이다. 산세가 학의 모습이라. 무학산 생각이 난다. 항구의 모습과 외항에 정박한 배들이 한폭의 그림이다. 한 해가 저무는 이때, 부산을 찾은 이유는 없다. 강과 바다, 산, 평야(땅), 하늘을 접할 수 있는 승학산. 2016년 마지막 해돋이도 아니고 해너미도 아니다. 그저 그렇고 그런 산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