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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점심 먹고 난 뒤 잠이 쏟아진다. 왜 이런거지. 라면 맛집인데 그저그렇다. 일하기 싫고 어디론가 가고싶다. 곽상도 아들이 퇴직금 50억원이란다. 이게 사람사는 세상인가 싶다. 더러워서 못살겠다. 아무리 그들 세상이 다른 세상이라 해도. 이런 부와 권력의 대물림은 없어져야 한다. 이러니 누가 뼈빠지게 일 하겠나? ㅎ 공정 정의 평등 이런게 뭔 소용인가 말이다.
앞 토욜은 혼자여서 맥주 두 캔. 일욜 기억 없음(안 나는게 아니라 없음 ㅎ) 월욜 화욜 안 먹음 수욜 백신 목욜 금욜 안 마심 그래서 오늘은 마셔도 될까. ㅋ 코로나 백신과 술의 연관성. 이것은 아직 나온 게 없다. 그래서 고민이 깊다. 사람들은 알아서 한다. 맞고 그날 저녁에 한 잔 했다는 사람은 있더만. 알코올 기운 땜에 아픔이 덜 하다고. 이것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평일 뿐. 참는 중이다. 저녁엔 모르겠다.
자정 무렵이 태풍의 절정이다. 비, 바람, 천둥, 번개가 한꺼번에 몰려와서 한밤중을 뒤흔든다.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급약해진 탓인지 바람보다 비. 새벽 3시면 대구 동쪽으로 빠진다니 다행이다. 생각보다 큰 태풍은 아니다. 무사히 이 밤을 넘기길. 이제 다시 자야겠다. 번개 땜에 쉬이 잠들지 못할 듯. 티브이나 라디오 보다 모바일로 톡을 본다. 다들 실시간 중계를 톡으로 전달한다. 톡이 더 재밌다. 작든 크든 태풍은 태풍이다. 집 주변에는 큰 피해없다. 다행히도 비만 뿌리고 바람은 그다지 센 편이 아니였다. 조용해진 걸 보고 잠들었다.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덕분에 나갈 구실이 더 없어졌다. 가을 장마라고? 기후위기의 한 단면인가. 이젠 일상속으로 더 깊이 들어온것. 하루 종일 내릴 것 같다. 한동안 손 놓은 책이나 들여다볼까. 등기 우편이 왔다는데 토욜도 찾을 수 있나. 이렇게 비오는 날은 다리 밑에 앉아서 삼겹살에 낮술 한잔이 좋은데. 아니면 조용하고 외따로 떨어져 있는 팔각정에서 옛 이야기와 실없는 농담을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놀아야. 요즘은 그리 할 수도 없고 하다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핸폰으로 사진찍어서 바로 신고한다 ㅋ 오늘 뭘할지는, 아침밥부터 먹고 나서 생각하기로